카투사에 들어가고 알게 된 것들
카투사 후반기 교육부터 실제 부대 생활까지 — 들어가서야 알게 된 것들
지난 글에서 카투사 지원 자격과 선발 방식, 그리고 생활에 대한 오해들을 정리했다.
이번엔 실제로 입대하고 나서의 이야기다.
후반기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체력 시험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상 자대에 가면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 등,
지원 전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다.
후반기 교육 — 카투사로서 처음 실감하는 순간
논산에서 기초훈련을 마치면 후반기 교육으로 넘어간다.
기초 훈련도 대부분은 카투사 동기들과 함께하지만, 결국 한국군에서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체감은 안된다.
하지만 후반기 교육, 이 시기가 사실상 카투사로서의 시작점이다.
미군 부대에서 진행되는 교육으로, 미군 환경에서 쓰이는 절차, 군사 용어, 기본 업무 방식 등을 배운다.
여기서 처음으로 실제 미군과 마주하고, 영어로 지시를 받고, 낯선 환경에 던져진다.
기상시간도 4시쯤으로 당겨지고, 그때부터 아침 PT를 한다.
식사는 줄을 맞춰서 DFAC으로 향하게 되는데, 훈련기간에는 Cadence라고 해서 우리나라 식으론 군가를 부르며 가게 된다.
물론 꽤 많은 Cadence가 있기 때문에 불침번을 서면서 외웠야 했던 기억이 있다.
내 동기 중에서는 이 시기에 영어 문제로 스스로 일반 육군으로 전향한 사람이 있었다.
반대로 영어가 약해도 버텨서 잘 적응한 사람도 있었다. 결국 이 시기를 버티는 건 영어 실력보다 정신력에 더 가까웠다.
후반기 교육이 끝나면 자대 배치를 받는다. 여기서도 랜덤이다.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이후 군 생활의 결이 완전히 달라진다.
전투부대냐, 행정직이냐에 따라 군 생활이 편할수도, 일반 육군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래도 카투사인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어디까지나 보장되는 개인 시간때문에 좋은거지, 일과나 생활이 항상 편한 것은 아니다.

체력 시험 — 한국 육군 기준이 아니다
카투사 선발 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카투사의 체력 시험은 한국 육군 기준이 아니라 미군 기준을 따른다.
나도 붙고 나서야 이걸 제대로 알고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APFT로,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2mile-run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국군에서도 시행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만...
막상 후반기 교육 때는 더 깐깐하게 체크하고, 체력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유급한다는 부담감에 더 힘들었다.
자대배치를 받고 나서도 정기적으로 체력시험을 통과해야 외박이나 외출이 가능하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듯 미군 중대장에게도 싸인(허가)을 받아야 하는데, 체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미군, 카투사 할 것 없이 외박은 꿈도 못꾼다.
이제는 ACFT로 바뀌었는데, 종목 자체가 다르다.
데드리프트, 파워 스로우, 핸드릴리즈 푸시업, 스프린트 드래그 캐리, 레그 터크, 2마일 런으로 구성된다.
한국 육군 체력 측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종목 자체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체력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일반 부대로 분류될 수 있다. 카투사에 붙었다고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선발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ACFT 기준에 맞게 준비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 좋아 보인다.
6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이기 때문에, 전 종목에서 60점 이상을 받는게 중요하다.다른걸 100점 맞아도 한 종목에서 59점이면 탈락이다.ACFT로 바뀌게 되면서 자대 배치를 받고 훈련을 해보았는데, 다른 것보다 중요한건 바로 '체력'이었다.모든 종목을 이어서 하다보면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제 기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내가 테스트를 봤을 때는 2mile-run이 16:46~50초쯤이었는데, 지금은 22분으로 바뀐것으로 봐선 마지막에 치뤄지는2mile-run때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조치인 것 같다.참고로 2mile은 3.2 km정도 된다.
숙소 — 내무반이 아니다
자대에 가면 미군 막사, Barracks를 사용한다.
이것도 미군 부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론 개인공간이 분리된 2인실의 구조다.
층마다 세탁실이 있고, 2인실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문을 열면 복도와 주방, 공용 화장실이 있고, 개인별 방이 하나씩 있어 사실상 1인실과 큰 차이가 없다.
방 내부도 꽤 넓은 편이고(원룸정도 사이즈), 옷장이 따로 있다.
물론 완전한 사생활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일반 육군의 내무반을 상상하고 갔다면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이건 장점으로 체감되는 부분 중 하나다. 다만 다시 강조하지만, 부대별로 시설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내가 제대할 때쯤에는 대부분이 위와 같은 구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들었다.
식사 — DFAC는 좋은데, 적응이 필요하다
미군 식당인 DFAC(Dining Facility)를 이용한다.
선택지가 있고, 양도 충분하다. 시설 자체는 한국 군대 급식과 비교가 안 된다.
훈련병일 때는 양을 제한하기는 하는데, 자대 배치 후에는 그런 건 없다.
외부인이 먹을 때 가격은 대략 $8정도 했던거 같다.
뷔페식이고, 샐러드부터 시작해서 빵이나 밥, 육류는 오븐에 구운 닭고기,
레몬제스트와 허브를 곁들인 생선구이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캠프 험프리스의 경우 부대가 넓기 때문에 다양한 DFAC이 있는데, 각 DFAC별로 특별한 메뉴들이 있었다.
수제 버거부터 해서 치킨, 샌드위치(써브웨이 급)등이 있었고 디저트와 탄산, 커피도 준비되어 있다.
이 모든 음식이 미국식이라,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동기들도 분명 있었다.
맛이 없다기보다, 매일 먹다 보면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는 시점이 온다. 이건 적응의 문제지, 시설의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가끔은 KATUSA Snack Bar라고 해서 분식집이 부대내에 있었는데,
코로나 기간동안 밖에도 못나갈 때는 자주 애용했던 기억이 있다.
그 외에도 버거킹이나 파파이스 등 미국 기준으로 되어있는 프랜차이즈부터 스테이크 하우스까지,
다양한 부대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근무 루틴 —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미군 기준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오전에 PT(체력단련)로 시작해서 이후 업무 시간이 이어지는 구조다.
나는 헌병대대 소속 교도중대 였기 때문에, 오전에 PT(보통은 체력시험에 맞춘 운동을 한다.)를 마치고
본부 혹은 실제 수감시설로 출근을 한다. 그곳에서 시설 관리를 위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카투사 중대(보통 지원대라고 한다.)에 출근해서 한국군 중대장과 면담 아닌 면담등을 한다.
나는 부대 인원이 적어 서류작업이 많았기 때문에 책상 업무와 이동해서 보고하는 일이 많았다.
다만 그렇다고 훈련일정에는 빠질 수 없었다. 자대 배치 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일정에 참여했던것 같다.
그렇게 6시쯤에는 퇴근해서 배럭에서 쉬거나, 부대내 시설을 활용해 운동이나 여가를 즐겼다.
카투사는 부대와 보직에 따라 하루 루틴이 크게 달라진다.
행정직 보직은 사무직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유 있는 경우도 있고,
전방이나 헌병 계열은 3교대나 훈련 강도가 높은 경우도 있다.
같은 카투사라도 보직 차이가 생활 체감을 가른다.
카투사와 일반 육군, 실제로 다른 점
| 항목 | 카투사 | 일반 육군 |
| 숙소 | 미군 막사 (소수 인원) | 내무반(요즘은 좋아졌다고 들었다) |
| 식사 | DFAC (미군 식당 뷔페식) | 한국 군 급식 |
| 체력 시험 | ACFT (미군 기준) | 한국 육군 기준 |
| 근무 언어 | 영어 혼용(대부분 영어) | 한국어 |
| 하루 시작 | 오전 PT | 부대마다 다름 |
| 시설 | 미군 기지 내 시설 이용 가능 | 부대마다 다름 |
수치보다 체감 차이가 더 크다. 같은 군대지만 하루가 돌아가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정리하면
후반기 교육과 자대 생활을 겪어보면서 느낀 건 하나다.
카투사는 환경이 다른 곳이지, 쉬운 곳이 아니다. 낯선 환경에 던져지는 건 마찬가지고, 거기서 어떻게 버티고 적응하느냐는 결국 본인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