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이 낯설지 않은 시대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 부모님은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기 셨는지 나에게 주변에 친구들은 있냐고 물어보셨다.
고립 청년들에 대한 기사나 뉴스를 보셨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부모의 노파심인지,
아들이 친구도 없이 청춘을 보내는 것이 불안하셨던 것 같다.
그것도 아니면 혹시라도 독신으로 살아가게 될까봐 걱정하시는 것일 수도 있다.
혼자라는 표현이 긍정적인 표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인간은 사회적인 생물이고, 타인과 교류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최근 몇년간 혼자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혼밥, 혼영, 1인 여행 등이 익숙한 단어들로 자리 잡았고,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키워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찾는 이유
생각보다 많은 청년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한다.
앞서 설명했듯, 이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간다는건 불가능하다.
회사생활은 물론이고, 넓게 보면 카페에서 커피 한잔 사는 것도 타인의 손길을 타는 것이다.
즉,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타인과 일정 수준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심지어 독립하지 않은 청년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가족들과 만나게 되어있다.
혹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와의 관계를 이어간다.
이러한 인간관계들이 불편하고 스트레스만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람과 만남으로 오히려 에너지를 받는 외향적인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개인의 시간이 보장되고 가까운 친구들과 만나는 걸 전제로 하는 것이지,
회사생활이나 경쟁사회의 인간관계에서 재충전되는 사람들을 본 적은 아직 없다.
나 이외의 사람과 관계를 맺는 다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사회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청년은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고,
직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보다 타인의 의견을 중요시 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는 이상적인 곳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혜택을 받는 청년들은 얼마나 될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이러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며 감정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밥이나 혼영이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주변에 친구가 없어 혼밥을 한다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메뉴를 골라 유튜브나 OTT를 시청하면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 시리즈를 정주행하기도 한다.
각각의 방식으로 스트레스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이야기하며 푸는 것도 방법이지만, 살다보면 꼭 도움이 되는 방식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는 시간이 병행되어야 하지,
무작정 남들과 문제를 나눈다고 문제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호캉스를 즐기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남들과 섞여 여행을 떠나는 것도 분명 즐거운 일이겠지만,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경우가 적다 보니 혼자 즐기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혼자 있는 시간과 고립은 다르다
앞선 글에서 청년들의 고립 연구자료를 들어 은둔 청년들의 이야기를 했었다.
고립 청년들과 개인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다른 문제인게,
고립 청년은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서 비자발적으로 생기는 사회적 문제라면,
청년들이 개인의 시간을 찾으려는 것은 그들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참 알기 어렵다. 분명 고립 청년은 사회적 문제이다.
앞선 글(https://jadearchieve.com/34) 에서는 취업시장에서 실패한 청년들이 주로 고립되고 은둔 청년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취업하면, 이리저리 치이는 현실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다면적이다. 단순히 숫자와 통계로는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청년의 때는, 그만큼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나이 40을 불혹(不惑)이라고 한다.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나이에 이르기엔, 아직 우리는 시간이 필요한거 같다.
20대 청년에게는 스스로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나의 뜻을 세워가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 청년들에게 그들의 정답과 길을 제시하기보다 더 많은 기회를 제시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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